Indian's Stories

와인 이야기 하려다..../2006.6.18

Indiankoko 2018. 2. 1. 01:34

 

 

영국에서 있었을 때 이야기다.

영국에 정착한 지 약 한 달 쯤 지나자, 내가 근무하던 학교의 교감인 샬롯이

나를 그녀의 집으로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교장인 Rob의 집에서 식사를 한 이후 첫 번째 초대였다.

서양에선 남의 집 식사에 초대를 받으면 주로 와인을 사가는 경우가 흔한 데

그 때만해도 난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 터였고 대신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간

작은 선물을 들고 그들의 집을 방문했다.

 

샬롯은 교감이고 그의 남편은 일종의 장학사였다.

그들의 집은 카펫을 걷어치우고 나무 마루로 리모델링을 막 마친 듯이 보였고,

아담한 주택건물의 뒤로 넓은 초록 잔디 정원이 있었다.

 

중국에서 음식 자랑말고, 영국에서 집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영국인들의 집가꾸는 애정은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예를 들면 TV에서 집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지 높다는 거다.

집의 구석구석을 가꾸는 방법은 기본이고 아예 집을 사고 파는 과정을 녹화 중계한다.

매수인이 사고 싶은 여러 집을 방문하고 그 집의 장,단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가격도 흥정하면서 이 집이 얼마나 좋은지를 열심히 즐겁게 방송하는 것이다.

그들이 얼마나 집에 대한 애정이 큰 지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만큼 영국 집들은 정말 예쁘다.

 

 

 

와인 이야기하려다 이야기가 자꾸 옆으로 샌다.

 

샬롯의 남편은

 

손님인 나를 위해 정원에 예쁜 촛불을 켜고

부엌에서 서성대며 일을 거들자

 

옆에 있던 딸 로즈가 하는 말,

아빠가 평소 안하던 행동을 한다며 아빠를 놀려댔다.

그러고 보면

 

사람사는 집은 어디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서양남자라고 해서 하나같이 자상하고 부엌일을 잘 하는 게 아니다.

나이든 대부분의 남자들은 거의 부엌 일을 안하는 것처럼 보였다.

여자 교감인 샬롯도 교장 와이프인 Jill도 집안 일에 열심이었다.

 

 

 

에구~언제쯤 와인 야그하려나...ㅎㅎ

 

드뎌 메인 음식인 닭이 구워나오고

 

와인도 함께 곁들여졌는데

특히 샬롯의 남편 데이빗의 와인 사랑은 대단했다.

 

 

그는 식사 때 좋은 와인을 마시는 것이

 

마치 富를 상징한다는 걸 보이고 싶은 사람처럼 와인 자랑이 대단했다.

 

주로 고급 화이트 와인을 마시면서 우리는 담소를 나누었다.

새로운 와인이 들어 올 때마다

 

그는 그 와인에 대한 역사와 맛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했다.

나중에 그가 우리집에 초대받아서 올 때도

 

그는 어김없이 그가 좋아하는 비싼(?) 와인을 챙겨왔고

그것만 봐도 그의 와인 사랑이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실 난 와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걍 마셔서 내 입맛에 맞으면 좋은 와인이다.

그러나 확실한 건 와인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 음식이 훨씬 맛이 난다는거다.

아무래도 진짜 와인 이야기는 와인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 것 같다.

아~, 목마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