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리 교육청 관내 노랑머리, 파란 눈의 원어민 교사들을 위한 영어교수법 연수가 있었습니다.
교육청의 요청에 따라 전 그들의 머리를 식혀주기 위한 엔터테이너로서 약 15분 정도의 시간을 할당 받았는데요, 사람들하고 놀기를 좋아하는 터라 일단 "예스"라고 해 놓곤
이 노랑머리들을 무엇으로 즐겁게 해줄까 연구 끝에 두 가지의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습니다.
우선 간단한 깜짝 마술 쇼로 내 소개를 한 다음, 삼육구 게임을 하기로요.
이 삼육구 게임은 우리나라 수학을 공부한다는 차원에서 짜 낸 아이디어지요,
(다음 주에는 국어시간차원에서 우리말 익히기 게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 날 따라 갑작스런 전기 중단으로 인해 원어민들이 상당히 저기압 상태였습니다.
실내는 어둡고 에어컨은 꺼진 상태라서 후덥지근하고 게다가 연수받으러 온 것 자체부터가 야들에겐 썩 즐거운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이 무거운 분위기를 내가 확 뒤집어 엎어야 하는 데 일단은 떨지 말것,
글구 자신감있게 미소를 활짝 지을 것,
영어로 진행해야 하는 데 내가 아는 범위 내의 쉬운 영어로 자신감있게~!ㅎㅎ
몇 년 전 코엑스 전시장에서 산 간단한 마술 도구를 지금도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있는 데
그것은 손수건을 사라지게 만드는 마술로서 아주 간단하지만 놀라운 마술입니다.
암튼 쇼(?)를 할 때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한 데
이 마술은 처음 분위기를 사로잡는 데 아주 적격입니다.
저 이 마술요, 엄청많이 써 먹었습니다. 우리 졸개들한테요, ㅎㅎㅎ
졸개 녀석들 눈이 뚱그래져서 쳐다보고 있으믄 하는 난 얼마나 신난다구여,...
근디 꼭 개중엔 요란 넘들이 있어서 김이 샙니다.
"나, 저거 어떡해 하는 건 지 안다~."
걍 그럴 땐 녀석의 입 단속하느라 울그락 푸르락 인상을 써가며 "쉬~~~ㅅ !!!" ㅎㅎㅎ
어째튼 이렇게 손수건 마술로 분위기를 확 휘어 잡은 후에 삼육구 게임을 했는데요,
이 게임의 재미는 게임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전주곡 부르기에 있습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ㅋㅋ
우리 조인수 블로그는 연세들이 젊은(?) 분들이 많아서 많이 아실겨...큭~
그래도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면, 삼육구 게임의 전주곡은....
"삼육구, 삼육구/ 삼육구, 삼육구"라고 노래부르면서
양팔을 겨드랑이에 접어 붙인 다음에 흔드는 겁니다.
좀 오두방정스럽게 보이는 경향이 있죠, ㅎㅎㅎ
연수생 대부분이 이 게임을 모르고 있었구요,
먼저 이 게임이 얼마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부터 소개했답니다. 사실 제가 영국에서 만났던 한 호주 청년이 이 게임을 알고 있더라구요,
내용인 즉슨 그 청년이 유럽 코치투어 중에 한국 여대생들과 합승을 했었고 그들에게 이 게임을 배웠더라구요, 글쎄...
암튼, 이렇게 전주곡을 가르치기 위해 먼저 숫자 공부부터 시켰죠,
<쓰리, 식스, 나인> 대신 <삼, 육, 구>를...그리고나서 전주곡 연습, 그 다음에 게임하는 요령,..
맨 처음 사람부터 숫자를 1 부터 말하는 데 3, 6, 9 가 들어거면 숫자 대신 손뼉을 치는 게임입니다.
대신 본 게임 때는 영어로 숫자를 말하기로 하구여.
예) one, two, 손뼉, four, five, 손뼉, seven, eight, 손뼉,........eleven, twelve, 손뼉,...
어떻게 하는 건 지 아시겠죠?
이렇게 연습을 몇 번 한 후에 본 게 임으로 들어갔는 데요,
물론 틀린 사람에겐 벌칙이 있어야겠죠? 제가 준비한 벌칙은 바로 <가발 뒤집어 쓰기>였습니다.
뽀글이 머리의 무지개 빛 가발과 흑인머리 가발이었는데요,
재미있게도 걸린 사람들의 머리마다 대머리들이 아니겠어요? ㅋㅋㅋㅋ
그래서 분위기는 아주 잘 흘러갔는데 말씀이죠,
그런데, 어디에나 꼴통들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그 많은 노랑머리, 파란 눈 중에 두 번째로 �?사람이 바로 우려했던 꼴통이었는 데
글쎄 가발을 지 머리에 쓰는 대신 휙 집어서 던지지 뭡니까?
흐미~ 눈 알 튀어나오는 거 억지로 집어 넣구서 아주 느긋한 미소 지으면서 여유있게 진행을 했는데요,
화난 사람들은 정작 나보다도 옆에서 지켜 보고 있던 장학사랑 다른 동료 교사들,
그리고 같은 원어민들이었지요. 그 외국인의 매너는 일단 더어티 했으니깐요,
전 사실 이 보다 더 한 서양놈 (죄송합니다)들을 봤기때문에 이해를 하긴 했지만...
(그 자식 재계약은 글렀어요, 장담하건대...ㅎㅎ)
그런 행동은 미루어 짐작컨대 매사에 불만이 많은 자 일겁니다.
원어민 교사들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구요.
일단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줄일께요.
돌아오는 수요일날,
다시 이 아그들 데리고 놀아야 하는 데
그 땐 우리말 익히기 게임입니다.
재미있으면 또 올릴께요.
아참, 게임 끝나고 분위기는 업 됐구여, 아그들의 눈 빛이 훨씬 부드러워진 건 사실입니다.
물론 저두 즐거웠구요.
그럼 다음에 또 봐여~~~ *^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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