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an's Stories

코코, 애마부인 되다./2007.6.10

Indiankoko 2018. 2. 1. 11:57



                       <내가 탄 말 "리거"와 비슷한 이미지의 말>



방귀 많이 뀌면 떵나온다더니...
그동안 말馬, 말馬, 말 ...말타령하던 코코가 드뎌 ...
오늘 ,
말을 탔습니다.

승마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의 소개로
어제 인터넷으로 동호회에 가입하고 오늘 타버렸습니다.

 
  

사실
말타기 전에 기본적인 여러가지 주의 사항을 들어야 했는데요...
(꾸복꾸복 졸면서 들었음 ㅋㅋㅋ)

말에서 떨어질 경우를 대비한 주의사항 듣는 동안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어쩜 오늘이 첫 날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좀 겁이 많거들랑요~

암튼 이왕 맘먹고 온 터라 말은 한 번 타봐야지 않겠나 싶어
오늘 나처럼 처음 말타는 다른 몇 사람 (약 여섯명)과 함께 드뎌
말들이 모여있는 마굿간으로 진입했습니다. 
교관이 지정해 주는 말의 고삐를 직접 쥐고 승마 연습장까지 걸어가는 것부터 
훈련이 시작됩니다.
말고삐와 재갈을 함께 움켜쥐고 승마하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만일에 무슨 사고가 나면 어쩌나..? 그리고 첫 승마에 대한 기쁨....

 
 
 

내가 탄 말의 이름은 "리거"
녀석을 처음 본 순간 사실은 실망했더랬습니다.
다른 말과 비교해서 잘 생기지도 않았고 눈은 충혈되어 있어서 어디가 아픈가 싶었기에...

그런데 이 녀석이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겨우 채 몇 분도 안돼서였답니다.
승마의 맨 처음 단계는 말을 타고 천천히 걷는 경보부터 시작합니다.
저와 리거는 세번째 주자로서 호흡을 맞췄는데요...
아, 녀석이 상당히 영리하더라 이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말을 타는 게 아니라 녀석이 날 태웠다고나 할까요?ㅋㅋ
다른 팀들의 말들은 안 가거나 너무 천천히 가거나 그러는 데 
녀석은 아주 눈치가 고단수였어요. 
그때마다 전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녀석이 더욱 잘 하게 되니까요. 
교관 왈,

" 명심하세요, 말은 기계가 아닙니다. 감정이 있는 동물이예요."

말 잘 들을 때마다 목부분을 쓰다듬어주면 된다고 하는 말에 
난 녀석의 목을 참 많이도 쓰다듬어주었습니다.
"리거, 잘 했어. 네가 최고다."

 
 



 

첫 승마치고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처음 출발할 땐 세 번째였었지만 
앞의 두 말이 머뭇거리는 바람에 우리가 선두로 행진을 끝냈으니까요.
녀석은 자기 등에 탄 기수가 초짜인 지 아닌 지를 단방에 눈치챌 뿐만 아니라
나같은 초짜는 걍 지가 알아서 걷다,  멈췄다를 척척 해내는 겁니다. 
훈련이 끝나고 난 후 녀석 곁을 쉽게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 쓰다듬어주고 이야기도 하면서 교관들에게 물었지요. 리거에 대해서.
리거는 여러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것.
말들은 이미 초급, 중급, 고급용으로 분리되어 있고 서투른 초급자들에겐 
에너지가 넘치지 않는(?) 나이든 말들과 차분한 말들이 배치된다는 것 등등..

오늘 한 번으로 끝내려 했던 승마를 
이 녀석때문에 몇 번 더 가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ㅎ

아~~~승마 한 번으로 이리 할 말이 많은 이 코코 좀 보세요.
앞으로 경보, 속보, 외승(들판이나 해변에 가서 타는 것)한다치면
을매나 할 말이 많을꼬~~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