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an's Stories

우울이란 게 뭡니까?

Indiankoko 2018. 2. 1. 13:37

오래 전, 
지방의 어느 시골에 근무할 때이다
.


비 내리는 오후였고 
난 울적함으로 시장 한 바퀴를 돌고 있었다.

그 때, 처량한 트롯트 소리가 들리더니 
다리가 절단 된 한 젊은이가 
바닥에 엎드린 채 수레를 밀고 있었다. 
추적 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주변에 앉아있던 
시골 동네 아낙들의 동정어린 눈빛들과 
어느 인정있는 아줌마가 내미는 
천 원짜리 지폐. 
그리고 
한 발자욱도 움직이지 못한 채
이 모든 걸 지켜보던 나.

팔꿈치로 훔쳐내는 그 청년의 눈물이 
내 목줄을 옭아매고 있었다.

'우울하다구? 네가 감히 저 청년 앞에서 우울을 논해?'

나의 "우울"이란 것이 
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이더냐....
순간 정신 바짝 차려지며 
후다닥 그 곳을 도망쳐 나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이란 놈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밝은 희망같은 날들이 
하루바삐 돌아오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