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지방의 어느 시골에 근무할 때이다.
비 내리는 오후였고
난 울적함으로 시장 한 바퀴를 돌고 있었다.
그 때, 처량한 트롯트 소리가 들리더니
다리가 절단 된 한 젊은이가
바닥에 엎드린 채 수레를 밀고 있었다.
추적 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주변에 앉아있던
시골 동네 아낙들의 동정어린 눈빛들과
어느 인정있는 아줌마가 내미는
천 원짜리 지폐.
그리고
한 발자욱도 움직이지 못한 채
이 모든 걸 지켜보던 나.
팔꿈치로 훔쳐내는 그 청년의 눈물이
내 목줄을 옭아매고 있었다.
'우울하다구? 네가 감히 저 청년 앞에서 우울을 논해?'
나의 "우울"이란 것이
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이더냐....
순간 정신 바짝 차려지며
후다닥 그 곳을 도망쳐 나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이란 놈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밝은 희망같은 날들이
하루바삐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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