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에서 날아온 마술사 Rick Thomas의 쇼를 봤다.
애초엔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남푠과 함께 보려고 예약했었는 데 2년도 훨씬 넘게 두 눈알이 앞으로 튀어나온 붕어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푠 대신 둘째 아들넘이랑 같이 갔다.
몇 년 전 괌에서 인상적으로 보았던 마술쇼를 기억하며
은근한 기대도 함께.
"짠짜짜잔~~~~"
음악과 함께 화려한 조명 속에 나타난
붉은 셔츠의 거대한 체구를 자랑하는 릭토마스(Rick Thomas)가 나타나고 그리고 그를 둘러싼 네 명의 금발 미녀들,
아~~~~~~순간
내 옆에 앉은 아들넘 뒤로 쓰러지기 직전. ㅋㅋㅋ
'이뿌다....'
쫘아악 빠진 몸매하며 인형같이 생긴 얼굴,
그리고 각기 다른 헤어스따일이 불빛에 빛나는 금발의 미녀들.
게다가 내가 매일 애청하는 라디오방송의 진행자인 썬킴 (Sun Kim)이 통역자로서 무대 위에 나타나자 난 그만 뿅~~~ㅋㅋ
(왜냐면 그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눈매를 갖고 있었으므로.ㅎㅎ)
건 그렇고 암튼 다양하고도 화려한 마술쇼가 진행되면서
릭토마스가 갖고 있는 마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는 데
그것은 그가 마술을 부리는 단순한 마술사이기 전에
그에게서 따스한 인간적인 면모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7살 어릴적부터 마술하기를 좋아하고
그의 기이한 행동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늘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그의 어머님을 추억하며,
"얘야, 이 마술은 빼먹지말고 언제, 어디서든 꼭 보여주려무나"
그런 어머님의 넋을 기리는 차원에서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지금까지 2만3천 번이나 선보였다던 고리 마술쇼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건 바로 이런
인간만이 풍길 수 있는 인간적인 향기를 가질 때란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마술쇼들이 그러하듯이 관객을 쇼에 참여시킴으로써
믿지 못할 만큼 놀라운 마술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코너가
이 날도 당연히 몇 차례 있었다.
가운데 앞줄에서 세 번째에 앉은 내게도 그런 기회가 찾아 왔는 데 릭토이가 내 눈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The future belongs to
those who believe in the strength of their dreams!!"
아~!! 이런 감격 , 감격이~~~!!!
코코가 꿈만 먹고 자라고 있다는 걸
라스베가스의 파란 눈 남자가 우째 알았노말이닷~
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 새로운 그의 마술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내게 자물쇠가 채워진 나무박스 한 개를 맡기며 잘 지키라고 했다.그리고 그가 어느때고 갑자기
"WHO GOT THE BOX?" 라고 외치면
난 벌떡 일어나 두 손을 위로 올린 채엉덩이를 흔들며
"I DO, I DO." 라고 말해야 한다.
코코, 너 딱 걸렸어. ㅋㅋ
난 신나서 죽겠는 데 (속으로만) 아들은 옆에서 부끄러워 난리다.
(얌마, 이럴땐 관객도 쎈스있게 호흡을 잘 맞춰주어야 쇼가 성공하는 뱁이여~ 암것도 모르는기~`)
그리고
객석의 한 부부를 무대 위로 끌어들여 남자의 시계를
작은 주머니에 담으면서 현재 시각과 (오후 6시 40분)
그리고 남자가 되돌리고 싶은 시각( 오후 3시 30분)에 대해
이야기 한 후 릭은 그 남자의 시계가 담긴 주머니를 내동댕이 쳤다.
바로 코 앞에서 남편의 시계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던 여자는 어리둥절해지고
마술사는 그녀를 무대 아래로 내려 보낸다.
그리고 여러분이 예상하시듯이
코코가 꼭 지키고 있는 나무 박스에서 남자의 멀쩡한 시계가 나타나고
정말 믿기지 않게도 그 시계는 현재 시각이 아닌
시계 주인이 되돌리고 싶은 시간인 3시 30분에 맞춰 있었다.
아, 이런 일이~~~!!
"상상력은 여러분의 꿈을 키워주는 원동력입니다.
마음껏 상상하고 꿈을 꾸세요. 그러면 여러분의 꿈은 진짜로 이루어집니다."
너무나도 멋진 릭토마스의 멘트가
관객의 대부분인 어린 아이들에게 전달되기를 나도 함께 소망했다.
요즘 영화관에서 아이언 맨이란 영화가 인기리에 상영 중이다.
어렸을 적 만화 속에 등장하던 상상 속의 날으는 로봇태권 브이나 로봇소년 아톰의 이야기가 실제로 영화화 된 것이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이야기였지만 이제 그게 가능한 현실이 된 요즘 꿈을 꾸고 상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경이로운 이 마술 쇼가 끝난 후 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Dream이라는 로고가 씌어진 예쁜 브로우치를...
브로우치에 새겨진 'DREAM'이란 글귀도 좋지만
그것을 담은 상자 안에 씌어진 문장이 더 가슴에 다가왔다.
"The future belongs to
those who believe in the strength of their dreams!!"
- Rick Thomas -
아참, 혹시 여러분이 저랑 부딪힐 일이 있으면
이렇게 한 마디 하세요.
"Who got the box? " (누가 상자를 갖고 있죠?)
그럼, 제가 두 손을 번쩍 위로 올린 채
엉덩이를 아주 쎅쉬하게 흔들며
이렇게 답할겁니다.
"I do, I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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