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ony의 보이스카웃 이야기
사진 설명)
구글에서 다운받은 이 사진의 주인공은 이글 스카우트 대원이다. 왼쪽 어깨에 붙은 파란색 바탕의 흰색 새 마크가 이글스카우트 뱃지다. 대단한 사람이란 걸 알아줘야 한다. ^^
약 7년전 쯤,
나와 함께 영어를 가르치던 Co-Teacher인 Anthony는 폴란드+유고인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국인이다.
그가 들려준 보이스카웃(Boy Scout) 캠핑이야기가 참 흥미롭다.
앤쏘니가 17살 때,
그를 포함한 9명의 보이스카웃 대원들(troop)은
두 명의 지도교사(Troop Readers)와 함께
그의 고향인 시카고에서 자동차로 12시간 떨어진 남서부의 사막지대로 캠핑을 떠난다.
식량도 없이 달랑 침낭 (SLEEPING BAG), 식기 (UTENSILS), 성냥(MATCHES),소금 (SALT)만 챙겨 가지고 ...
말이 보이스카웃 캠핑이지 그의 이야기를 듣자니 이건 완전 써바이벌 지옥 훈련이다.
보이스카웃이란 정확히 고등학생 대원들에게 주어지는 호칭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컵스카우트 (Cub Scout)라고 불리는 데 (cup이 아님)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생에게도 보이스카웃이란 명칭으로 잘못 불리워졌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 컵cub스카우트로 명칭이 정정되었다.
마치 음악 교과서에 서양 악기인 리코더가 피리라는 이름으로 잘못 소개되었다가 리코더란 이름으로 정정된 것처럼.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보이스카웃의 학령별 명칭을 말하자면,
초등생은 컵스카웃(Cub Scout), 중학생은 위블스카웃 (Webble Scout), 고등학생은 보이스카웃(Boy Scout),
그 이상은 이글스카웃(Eagle Scout)이라고 불린다.
물론 미국의 경우이고 이 룰은 전 세계가 공통이다.
앤쏘니의 경우는 보이스카웃 과정 중 가장 고난도 코스인 사막에서 살아남기 코스인 Desert Course를 마친 상태이며
지금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바로 이 코스다.
그의 말에 의하면 다음 코스인 이글 스카웃(Eagle Scout) 과정은 Desert Course에 비해 오히려 쉽다고 하니 그만큼 사막코스가 얼마나 힘든 과정인 지 짐작이 간다.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
그들이 도착한 사막과 가장 가까운 마을 (마을과 사막과의 거리는 50마일, 약80km)에서 마지막 저녁식사를 끝으로
사막으로 이동하게 되고, 써바이벌 훈련이 시작된다.
이 마지막 식사 때 지도교사는 방울뱀으로부터 무사히 살아남는 방법 등을 이야기해 준다.
3인 1조(Group)가 되어 모두 3조로 나뉘어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 데
물조차 없으니 그야말로 지옥 훈련과 다름 없다.
총 7일로 이루어진 Desert Course의
첫째와 둘쨋날은
지도교사로부터 사막의 환경등에 대해 배우고
이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
물은 어떤 방식으로 얻을 것인가 등등에 대해 배운다.
사막의 낮 온도가 40도를 오르 내리므로 낮엔 주로 바위(교실 반만큼의 크기)옆 그늘에 앉아 쉬고
해가 질무렵부터 먹을 것을 구하기 시작한다.
셋째, 넷째날은
선인장 자르는 법, 선인장을 비롯한 여러가지 자연으로부터 물 얻는 법, 동물 찾는 법, 나뭇가지등을 이용해 여러가지 도구를 만들어 사냥하는 법, 도구사용법, 토끼, 쥐등을 잡기 위한 트랩 사냥법 등을 배운다.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그 곳에서 먹은 건 전갈, 토끼, 뱀(방울뱀 : rattle snakes), 쥐 (mice) , 선인장, 개미 등이다.
전갈을 진짜로 먹었냐고 물었더니 그렇댄다. 맛이 참 좋은 데 바닷가재 맛과 비슷하대나......
잠을 잘 땐 전갈에 물리지 않기 위해 침낭을 목있는 데까지 바짝 쟈크를 올려야 한다.
다행히 전갈들은 사막에 있는 다른 벌레들을 먹기때문에 사람을 무는 일은 거의 없다.
여름이라 밤에도 20도정도를 유지하며 사막의 모래 위에서 텐트 없이 침낭 속에서 잠을 잔다.
푹신한 사막의 모래 위에서 자는 것도 참 괜찮겠다 싶다. 물론 밤하늘을 수놓은 무수한 별들과 함께...
문득 오래 전 한 극작가로부터 들었던 미국 남서부쪽 사막의 바위 위에 누워 석양의 아름다움을 황홀하게 쳐다봤다는 그 사막이 떠 올랐다. 어쩌면 앤쏘니의 캠핑 장소와 그 극작가가 다녀 온 사막이 같은 장소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6일 동안 지도교사의 보호를 받으며 지내다가
-물론 지도 교사들은 대원들을 지켜볼수 있는 곳에 텐트를 치고 음식을 해 먹으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다-
마지막 하루는 교사들의 도움이 전혀 없는 가운데 학생들만 하루를 지낸다.
7일간을 무사히 끝마치면 영예로운 밷지를 수여받는 것으로 이 코스가 끝난다.
앤쏘니와 함께 이 코스에 도전한 9명의 멤버 중 세 사람이 탈락했다고 한다.
코스에 패스한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달랑 뱉지 한 개이다.
그러나, 힘겨운 환경에서 살아남은 이들에게 주어진 뱉지 하나가 갖는 의미는 대단하다.
그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성취감과 함께 앞으로 그들이 살아가는 데
그 어떤 고난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충분하다.
그래서 그 자랑스러움은 대단하고 앤쏘니가 내게 열심히 이야기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가끔 영화속 대사 중에 보이스카웃 시절의 이야기가 언급되곤 하는 데 그 이유는 실제로 미국의 보이스카웃 활동은
이렇게 해병대 훈련만큼이나 힘들고 하나에서 열까지 스스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것이 미국을 존재케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글스 코스까지 마친 전문가들은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는 데 이런 사실은 우리가 깊이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는 학교 교사들에 의해 스카웃 활동이 이루어지는 형편이라 교사들이 져야 하는 또 다른 업무
과중이거니와 대부분 비전문가라는 점이다. 수업이 주 업무인 교사들이 운영하는 스카웃 활동의 범위는 당연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한국의 보이 스카웃 활동이 그동안 업적면에서 매우 훌륭했음을 인정하지만 교사들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현재 우리나라의 스카웃 활동은 운영면에서 재고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